황금, 유향, 몰약의 기호와 해석

예수 탄생일에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알현하면서 바쳤다는 황금, 유향, 몰약을 기독교에서는 대개 예수의 세 가지 신성한 직분 곧 왕, 제사장, 선지자를 상징한다고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이해들은 상투적인 교의의 전형으로, 그 각각의 본원적 기호를 빗나간 것일 수 있다. 몰약은 고대 아카드어 낱말 무루(murru)에서 파생되어, 아랍어로는 무르(murr), 히브리어로는 모르(מוֹר), 희랍어로는 뮈라(μύρρα)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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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행위’가 있었느니라! (괴테)

괴테가 “태초에 빛이 있었다” 하지 않고 “태초에 행위(리듬)가 있었다”고 한 것은 무엇을 말하려 했던 것일까? “태초에 빛이 있었다”란 기독교 성서 가운데 구약 부분의 가장 첫 책에서 천지창조를 상징하는 명제인데, 신약성서의 요한복음에서는 이를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는 개정된 기치로 언어(λόγος)에 천착함으로써 응답했다. 괴테는 이를 한층 실존적으로 격상시켜 ‘죄’라는 인간의 불가항력적 본성을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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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보고 놀랐을 기독교인을 위하여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신작 는 2014년작 만큼이나 기독교인에게 불쾌감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본의 아니게 이 영화를 보고서 불쾌했을 기독교인이 계실 것 같아 몇 가지 기호들에 대한 해석을 드리고자 한다. 의 주제가 ‘아버지의 정의’였다면 의 주제는 ‘어머니의 정의’이다. 에서도 세상의 종말을 겪는 한 가정과 그 성원들이 신(神)을 이해해가는 과정을 담았다면, 에서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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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성화 역대작품 25선

설명: 성무일도서(Breviary/ Book of Prayers)의 삽화. 이 성무일도서는 가톨릭이 국교였던 스페인 시칠리아 아라곤의 왕 마틴이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틴이 다스리던 때는 아라곤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였으며, 그것은 전적으로 그의 굳건한 능력과 헌신에 따른 내치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의미있는 책들을 많이 수집했는데 이 인상적인 묵상집도 그 중의 하나였다. 1398년 포블레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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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일런스》와 이코노클라즘(iconoclasm)

※ 스포일러는 글 전개상 필요한 만큼만 있음. 이 영화를 단순히 ‘가톨릭 영화’로 간주하거나, 단지 ‘누가누가 오래 버티나’ 고문이 난무하는 종교영화 정도로만 보면 오산이다.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소설 《침묵》(홍성사 역)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의 ‘믿음의 형식’과 그 ‘믿음의 대상’에 관하여 집요한 물음을 던지는 영화다. (1) 17세기 중엽 일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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