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이 글에서 어려운 시도를 하고 있다. 10년도 넘은 글을 통해서 ‘10년이 지난 나를 심판하고 있는 나’를 심판하는 시도이다. 흔히 밤새 쓴 편지나 일기를 다음 날 아침에는 찢어버리고픈 충동이 일기 마련인데, “흔히 밤새 쓴 편지나 일기를 다음 날 아침에는 찢어버리고픈 충동이 일기 마련”이라면서…
르네 지라르의 ‘니네 희생양’(You Guys’ Sacrifice)
가끔 니오(Neo)가 사는 매트릭스 또는 트루먼(Truman)이 사는 대형 스튜디오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게 아닌가ㅡ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자신의 죽음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최후의 선물은 바로 부모 자신의 죽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모의 죽음을 통한 내면화가 없으면 인간은 독립적인 성인이 되지 못합니다.
이낙연의 수첩과 박근혜의 수첩
지난 6일 한 매체가 이낙연 총리의 산불대책 ‘수첩’ 사진 기사를 보도해 화제이다. 정운현 비서실장이 총리의 수첩 내용 전문을 공개한 것이라 한다. 세상이 바뀌니까 ‘수첩’도 칭찬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수첩’ 하면 또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몇 장 비교해 올려본다. 먼저 며칠 전 공개된 이낙연 총리의 수첩이다. 내가 비서라면 ‘뭐 어쩌라구’ 싶은…
이상의 「날개」
내일 4월 27일, 적지 않은 사람이 이상의 《날개》의 주인공 같은 심정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전문을 담아본다. 박제(剝製)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銀貨)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리 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패러독스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