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아웃(Get Out! 2017), 링컨, 마틴 루터 킹, 오바마, 그리고 노무현

영화 <겟아웃>을 관람하면서 나에게는 대번에 이런 생각들이 솟구쳤다. “만약 링컨 대통령이 살아서 이 영화를 본다면 뭐라 말했을까?”, “링컨은 흑인이 미합중국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것을 상상이나 했을까?”, “아니, 원하기는 했을까?” § 1. 다양하게 진화된 흑과 백의 논리 영화에서는 일찍 도입부터 기호의 배열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흑백 대비의 연속된 포토그라피는(아마도 주인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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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의 기원

1. 원더우먼의 기원 한 사람이 어깨를 축 늘어진 채로 귀가 한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홀로 구석진 곳에 앉아 찡그린 얼굴로 고통을 참고 있다. 사냥하다가 검치호에게 물려 손목이 잘려나간 것이다. 사냥이 생업인 남성에게 손이 없다는 사실은 사형선고다. 그의 집인 동굴에는 한 사람이 더 있다. 여성이다. 임신한 여성. 아내가 있었던 것이다. 남성은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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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좌경화 우경화 되는가?

고대에는 물체가 운동하는 것을 두고 그 물체에 어떤 힘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어 그렇다고 믿었다. 이를 테면 공을 힘껏 집어 던졌을 때 손의 힘을 벗어나도 공 자체가 계속 날아가는 원리를 알지 못한 것이다. 그런 수준의 이해였던 것을, 날아가는 공 자체의 표질에 어떤 에너지가 달라붙어 있다고 생각하거나(마치 불에 닿았던 쇠그릇에는 열기가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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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욱목사의 ‘영혼사용설명서’ 서평

※ ‘영혼사용설명서’의 정갈한 서평 하나가 눈에 띄어 옮겨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를 풀어낸 책이다. 저자인 이영진 교수는 아리스토 텔레스의 철학적 안목으로 성경과 접목시킨다. 그는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유는 저 멀리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만질 만한 것들에 관해 전개된다는 점에서 바쁜 우리의 안목을 끌기에 충분하다.”(5쪽) 그렇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관념이 아닌 실물을 다룬다. 사회주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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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껍질)에도 영혼이 있을까?―공각기동대

※ 스포일러는 글 전개상의 필요한 만큼만 있음. 기계나 인공 생명체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던지는 저 실존적 화두를 접하면서, ‘와! 저런 생각을 1990년대 망가(まんが)에 벌써 접목시키다니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이야…’ 라고 생각했다가 이내 생각을 거두었다. 왜냐하면 저런 생각은 사실 이미 17세기에 유행하던 인간이해로서(눈치가 빠른 사람은 대번에 데카르트 정도는 떠올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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