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 출신 여성과 가정을 꾸렸던 헤이그에서 머무는 동안 고흐는 한 화가로서의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시기에 동생에게 쓴 편지에 그런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테오. 내가 뭐가 되었든 형체가 될 만한 뭔가를 그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난 분명 풍경 화가는 아니야…” 이 그림만 보더라도 풍경을 구성하는 여러…
[빈센트 반 고흐] 창녀 출신 여성을 떠난 뒤의 화풍

창녀 출신 여성과 가정을 꾸렸던 헤이그에서 머무는 동안 고흐는 한 화가로서의 진로에 대해 깊이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시기에 동생에게 쓴 편지에 그런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테오. 내가 뭐가 되었든 형체가 될 만한 뭔가를 그린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난 분명 풍경 화가는 아니야…” 이 그림만 보더라도 풍경을 구성하는 여러…
빈센트 반 고흐에게 헤이그(The Hague)라는 도시는 창녀 출신 여성과 함께 살면서 그녀에게 달린 두 아이까지 부양해야 했던 지긋지긋한 곳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유화 기법을 숙성시킨 곳이기도 하다. 헤이그로 이주한 고흐는 짧은 기간을 그곳에서 보냈다(1883년). 에텐(Etten)에서 줄곧 수채화를 사용했던 그에게 있어서 이 새로운 도구로의 변신은 행복 그 자체였다. 유화에 대한 이 첫…
타임지가 트럼프 이름에 Covid를 붙여 Trump Covid White House라는 제목으로 10월 19일자를 내놓으면서 커버로 다음과 같이 쇼킹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올렸다. 언뜻 보기에 ‘백악관이 코비드의 주범이다’라는 듯한 인상을 가져오지만, 이 일러스트레이션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램에는 대략 다음과 같은 코맨트를 첨부하고 있다. 힘과 통치력에 집착하는 대통령은 아프고 연약한 노인일 따름입니다. 영원히 살 수 없는(a mortal),…
‘임시 정부’ Vs. ‘임시정부’ ‘임시’라는 말은 명확한 기한을 정하지 않은 잠시 동안의 상태를 이르는 명사이다. ‘정부’라는 단어와 함께 쓸 때는 둘 다 명사이므로 띄어쓰기를 해야 하나, 그 임시 정부가 어떤 고유성을 띨 때에 한하여 그것은 ‘임시정부’라 붙여 써도 마땅할 것이다. 이 글은 이 문법적 고려를 가해서 쓴 글이다. 대한민국 임시…
김지하가 《오적五賊》을 쓴 나이는 29살이다. 《이 가문 날에 비구름》은 그로부터 42년 후에 낸 텍스트다(2012). 두 텍스트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어떤 이는 ‘변화’라 부르고 어떤 이는 ‘변절’이라 부른다. 변화는 무엇이고 변절은 무엇일까? 탐탁지 않은 사람들은 (오적이) ‘표절’이었다고 까지 폄훼한다. 지금은 탄핵당한, 한 여성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두 극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