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법의 날. 법(nomous)은 이름(nomen)이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이름이라는 말이 법에서 온 것이다. 따라서 그 사회가 ‘이름’을 구현하는 형식을 보면 그 사회가 지닌 법의 소질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작명에는 강한 현시욕이 반영되어 나타나며 그것은 또한 허망한 믿음을 반영한다. 이름에 믿음이 아니라 허영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명도 빈번하다. 이름에…
‘지방분권 개헌’은 왜 반대해야 하는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이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된 이래 미국은 줄곧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독립전쟁은 영국계 백인 중심의 민족적 독립국가 체제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독립과 더불어 발생하는 끊이지 않는 혼란은 결국 5년간의 내전(남북전쟁)을 통해 해소되었고, 산업과 금융업이 발달한 동북부 지역은 명실 공히 아메리카합중국의 핵심세력이 되었다. 그들은 영국에서 벤치마킹한 경제체제…
우리사회를 덮친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
플라톤은 인간이 구현하는 정치·사회체계를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왕/군주 일인이 통치하는 군주정(Βασιλεία), 소수의 엘리트가 지배하는 귀족정(Αριστοκρατία), 그리고 다수가 정치를 주도하는 민주정(Δημοκρατία). 아울러 그는 이러한 체제들이 각각 그 일인의 폭정(τύραννος), 소수 엘리트만의 과두정(ἀριστοκρατία), 그리고 다수의 우민화를 통해 중우정(ὀχλοκρατία)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하였다. 그러나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인이 지배하는 군주정과 소수의 엘리트가 지배하는 귀족정,…
‘자유민주’에서 ‘자유’가 빠지면 어떤 일이 생기나
올해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격렬하게 논쟁 중인 것으로 보인다. 개헌의 주된 골자가 담긴 ‘헌법 개정 자문보고서’는 지난 해 2월초 53명으로 구성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같은 해 10월에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 개헌특위 인원은 36명이며, 소속 정당 분포를 보면 민주당 15, 한국당 14, 국민의당 5, 바른정당 1,…
‘정의로운 자’가 ‘불의한 자’인 메커니즘에 관하여 (플라톤)
소크라테스: “그러니까 다른 모든 것과의 관계에 있어서 정의란 그 각각의 유용한 경우에는 무용하지만, 그 각각의 무용한 경우에는 유용하게 되는 것이겠군? 그런건가?” 폴레마르코스: “네, 그럴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여보게나, 정의란 그다지 중요한 어떤 것은 못되겠네.” “제한적으로만 유용한 것이라면 말일세.” “하지만 이런 걸 생각해 보게. 이를테면 권투와 같은 싸움에 있어서 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