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Freedom)와 자유(Liberty)에 관한 용법은 다음과 같이 구별해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자유(Freedom)는 개인의 해방이지만, 자유(Liberty)는 개개인 권리의 총합이다. 전자는 획득해내는 것이지만 후자는 자기가 단지 승인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알렉스 헤일리의 조상인 쿤타킨테는 자유(freedom)를 얻어야 하는 것이었지만, 인공기를 태우거나 성조기를 태우거나 태극기를 태우는 행위는 모두 자유(liberty)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성애자가 결혼식 하는 자유(liberty)는 있지만 그것을 호적으로 펴내는 자유(freedom)는 거절당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동성애는 죄라고 말할 자유(liberty)가 없어졌다. 아마도 전체의 자유(liberty) 총합이 위협받는다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됨으로써 상황이 좀 달라졌다. 트럼프가 실각하고 바이든이 집권하면서 다시 달라졌다.)
따라서 민주주의(liberty) 자체는 대개 파쇼로부터 탈출(freedom)하려는 동기에서 시작하지만, 그것은 언제나 스스로 파쇼에 근접해 있다.
전체(democracy)를 표방하는 그것 역시 군주정(monarchy)의 부패 태(態)인 폭정(tyranny)에 상당한 형태를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러니하지만, 자유(Liberty)가 진보보다는 보수의 양식이라는 정의는 실증적인 사실이다. 지난 역사를 볼 때 진보가 지닌 동력은 또다시 그런 식으로 자유(liberty)를 내다 버리고 자유로부터 도피해왔기 때문이다. 다시 파쇼의 품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진보에서 보수로 전향자들이 생겨나는 것도 그 때문이지 다른 게 아니다.)
그것은 마치 선악과를 먹게 만든 뱀의 EGO가 결국엔 자기 꼬리를 물고 마는 형국이다.
그러므로 이 꼬리를 끊은 자야말로 진정한 진보요 자유자(ἀπελεύθερος)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기독교 경전은 그 유일한 자유(liberty)를 사랑이라 표방한다.
아마도 자유(liberty)라는 말은 사랑(Liebe)이라는 말에서 왔지만 그 어근을 명징하게 밝히기는 어렵다. 사람들이 이 자유(liberty)를 리비도 즉 욕망(Libido)으로 더 활용하기 때문이다.
내가 볼 때 자유, 사랑, 욕망, 이들은 모두 같은 어근에서 출발하였다.
귀한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신이 엄청 늦었네요. 감사합니다. 평안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