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 초기의 드로잉

빈센트 반 고흐는 정식으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독학에 의존했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해내고자 최선을 다했던 집요한 통찰력은 그가 받지 못한 교육을 대체했다. 일반적으로 회화 세계에 입문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본 요건 중의 하나는 드로잉 능력이다. 오늘날에는 사실 이 기초를 개무시하고 개나 소나 붓을 휘두른다. 다음과 같은 작품들이 이런 기초를…

더보기

[빈센트 반 고흐] 전도사에서 화가로, 어떻게 변신했나?

빈센트 반 고흐가 런던에서 잠시 그림 판매원 혹은 책방 점원으로 전전하다 개신교 전도사로 일하게 된 것은 1878년 경이다. 4년 전 런던 출신의 한 여성에게 당한 실연이 그런 결정을 내리게 한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거기서 얻은 우울감은 전도사로 변신하는데 기여한 것보다는 그의 생애 전체를 우울질로 뒤덮도록 만드는데 더 많은 기여를…

더보기

가을 노랑

본래 노란색은 녹색과 적색에 의해서만 지각된다. 그런데 봄과 가을의 노랑은 똑같이 초록으로부터 나오지만 오로지 가을 노랑만이 적색을 잠재하고 있으며 죽을 때도 가을 노랑만이 그 붉은 빛을 토하고 죽는다. 그래서 봄 노랑은 교활하지만, 가을 노랑은 타나토스를 연상시키는 권능이 있다. 여기서 그 형식의 변화를 주도하는 잠재된 힘의 형태를 이르는 말 잠재태(潛在態)는 뒤나미스(δύναμις)에서…

더보기

황금, 유향, 몰약의 기호와 해석

예수 탄생일에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알현하면서 바쳤다는 황금, 유향, 몰약을 기독교에서는 대개 예수의 세 가지 신성한 직분 곧 왕, 제사장, 선지자를 상징한다고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이해들은 상투적인 교의의 전형으로, 그 각각의 본원적 기호를 빗나간 것일 수 있다. 몰약은 고대 아카드어 낱말 무루(murru)에서 파생되어, 아랍어로는 무르(murr), 히브리어로는 모르(מוֹר), 희랍어로는 뮈라(μύρρα)라는…

더보기

태초에 ‘행위’가 있었느니라! (괴테)

괴테가 “태초에 빛이 있었다” 하지 않고 “태초에 행위(리듬)가 있었다”고 한 것은 무엇을 말하려 했던 것일까? “태초에 빛이 있었다”란 기독교 성서 가운데 구약 부분의 가장 첫 책에서 천지창조를 상징하는 명제인데, 신약성서의 요한복음에서는 이를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는 개정된 기치로 언어(λόγος)에 천착함으로써 응답했다. 괴테는 이를 한층 실존적으로 격상시켜 ‘죄’라는 인간의 불가항력적 본성을 입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