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누구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림 몇 점이 익숙할 뿐인데도 그 몇 점의 유명세를 통해 그런 착시를 일으킨다. 그리하여 그는 위대한 예술가요, 과학자요… 이렇게 따라 부르지만 그가 자기 노트 작성을 거꾸로 기록해나갔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가.
우리는 그가 여러 기계도 고안해 낸 천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실제 그의 워크 북을 본다면 우리가 르네상스인에 대해 얼마나 몰랐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영국의 대영 도서관에서 그의 워크 북을 디지털화 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한 일이 있는데, 바로 그 디지털 책에서 확인 할 수 있다.
가디언 지(The Guardian)의 조나단 존스(Jonathan Jones)의 평론에 따르면 이를 가리켜 “보편적인 마음의 살아있는 기록”이라는 표현을 쓰며, 또 실제로는 그가 ‘신기술 반대론자였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노트를 출판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 백 년 간 비밀스럽게 수집된 그의 이 위대한 원고들은 그 대부분이 수집가들이 누구인지 모호한 상태로 묻혀있다. 이를테면, 레오나르도가 프랑스에서 사망 한 후 그의 학생이었던 프란체스코 멜지(Francesco Melzi)는 그의 원고와 그림을 이탈리아로 다시 가져왔는데, 이런 필사본의 가치를 전혀 몰랐던 그의 상속인은 그 귀한 것을 차례 차례 헐값에 처분한다. 원고의 보존 환경이 이러했는데도 레오나르도의 이 독특한 글쓰기, 즉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록해나간 이 노트가 약 5천 페이지나 넘게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보존이 잘 되어서라기보다는 그가 얼마나 많은 습작을 했었는지를 반증한다.
한마디로 르네상스인의 전형인 셈이다.
노트에는 ‘비행기, 헬리콥터, 낙하산, 잠수함 및 자동차에 대한 전망’ 등 많은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신기술을 반대하고 노트 출판을 안 해서 이 첨단기기의 등장은 그토록 늦었던 것일까?!
영국의 이 도서관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가 합작으로 디지털화한 이 워크북은 사용자가 애니메이션으로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있는 대화식 기능으로 구성된 Turning the Pages 2.0으로 제작되었다.
화면은 수많은 기술 도면, 다이어그램 및 회로도를 둘러싼 비밀 메모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그대로 제시한다. 이 압도적인 워크 북 580쪽을 지금 여러분도 볼 수 있다.
다이빙기구, 낙하산 및 글라이더…
그리고 레오나르도는 핑크색 스타킹을 선호하였다고.
그나저나 왜 이것만 거꾸로 기록했을까.
(Cf. Ope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