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의 ‘오적’(五賊)과 ‘이 가문 날에 비구름’

김지하가 《오적五賊》을 쓴 나이는 29살이다. 《이 가문 날에 비구름》은 그로부터 42년 후에 낸 텍스트다(2012). 두 텍스트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 차이를 어떤 이는 ‘변화’라 부르고 어떤 이는 ‘변절’이라 부른다. 변화는 무엇이고 변절은 무엇일까? 탐탁지 않은 사람들은 (오적이) ‘표절’이었다고 까지 폄훼한다. 지금은 탄핵당한, 한 여성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두 극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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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선서 속의 낙태란 어떤 것인가?

모든 시대 모든 나라에서 의사들의 전통적 윤리 선서문으로 차용되고 있는 히포크라테스 선서(Hippocratic Oath)는 히포크라테스가 자기 선대의 의료적인 견해들을 정리하고, 직접 시행해보고, 그 치료의 결과들을 자료화 하여 도출해 낸 요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래 전문을 읽어보면 알다시피 환자 치료에 관한 직접적인 내용이라기보다는 (사회) 윤리적 측면을 강조하되, 특히 의사들의 가문이나 이너써클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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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행위’가 있었느니라! (괴테)

괴테가 “태초에 빛이 있었다” 하지 않고 “태초에 행위(리듬)가 있었다”고 한 것은 무엇을 말하려 했던 것일까? “태초에 빛이 있었다”란 기독교 성서 가운데 구약 부분의 가장 첫 책에서 천지창조를 상징하는 명제인데, 신약성서의 요한복음에서는 이를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는 개정된 기치로 언어(λόγος)에 천착함으로써 응답했다. 괴테는 이를 한층 실존적으로 격상시켜 ‘죄’라는 인간의 불가항력적 본성을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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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Carl Jung)과 나치즘(Nazism)

융(Carl Jung)은 어떻게 히틀러 나치즘(Nazism)에 부역했나. 구글 검색 창에 “칼 융과 나치즘”(Carl Jung and Nazism)이라는 말을 기입해 본 적 있는가. 융(Carl Jung)이 반유대주의 신봉자이자 나치의 동조자라는 혐의에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많은 자료가 그를 비난하고 있거나, 변증을 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그를 토양적 혈통적 아리안 인종의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는데,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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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스 마카브르 (죽음의 무도)

당스 마카브르(Danse Macabre)는 프랑스어다. 영어로 Dance of Death, 즉 ‘죽음의 무도(舞蹈)’를 이르는 말이다. 19세기 카미유 상생스가 작곡한 교향시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중세 말, 죽음의 보편성을 알레고리로 묘사했던 미술의 한 장르를 일컫는다. 이를 테면 죽음을 살아 있는 시체나 해골로 표현하고, 생명 있는 산 자들은 황제나 교황, 성주, 노약자, 노동자로 표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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