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의 수첩과 박근혜의 수첩

지난 6일 한 매체가 이낙연 총리의 산불대책 ‘수첩’ 사진 기사를 보도해 화제이다. 정운현 비서실장이 총리의 수첩 내용 전문을 공개한 것이라 한다.

세상이 바뀌니까 ‘수첩’도 칭찬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에, ‘수첩’ 하면 또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몇 장 비교해 올려본다.

먼저 며칠 전 공개된 이낙연 총리의 수첩이다.

내가 비서라면 ‘뭐 어쩌라구’ 싶은 메모만 추리면 다음과 같다.

◎ 강원 산불 하룻만에 불길잡혀
◎ 산불 규모에 비하면 빠른 진화
◎ 그러나 많은 피해와 상처 남겨
◎ 목숨을 잃으신 1분 명복, 가족 위로
◎ 임야, 주택, 건물소실 막대
◎ 산불진압
◎ 온정의 손길
◎ 기업, 연예인 등 민간인 감사
◎ 국민들께서 이웃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착한 심성
◎ 기부금을 내시는 분이 늘고 물품을 보내시겠다는 분도 많아
◎ 기부금품은 어디에 내시면 되는 지 안내
◎ 기부금품을 가장 알차게 보도록 미리 준비
◎ 자원봉사 참여도 늘 것. 안내
◎ 국민께 감사 함께 이겨

다음은 ‘수첩 공주’로 비난 받던 박근혜 대통령 수첩.


“난자리는 티가 난다”더니 왜 ‘수첩공주’인지를 알 것같다.

이낙연 총리의 수첩 메모는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요 보기엔 좋은 그림인데, 행정 지시라기보다는 기사를 그렇게 내면 좋을 법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그래서 구체적으로 할 일이 없으므로 메모를 받은 사람 입장에선 감동적이야),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 메모는 그 메모 받는 사람이 다 해야 할 일이야, 따라서 이렇게 꼼꼼하면 실권한다는 것이 수첩의 정치학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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