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哭聲)

나홍진의 ‘곡성’을 별 다섯 개 주지 않은 것은 내가 기독교인이고 영화가 무속 영화라서가 아니다. 나홍진이 뛰어난 시나리오 구사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몽타주’가 아닌 ‘기획’을 해버렸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실존인물 무라야마 지준과 쿠니무라 준의 유사(similarity)까지는 대단히 예술적이지만, 장모 역할 배우 허진의 본명을 가지고(허옥숙) 실존인물 엄마부대 허모 씨와 유사시키거나, 박춘배를 박씨 성 대통령과 유사시키는 식의 애너그램은 예술성을 훼손시킬 뿐만 아니라 실로 옹졸하기 짝이 없는 기획이다. (영화 망침)
그러나 종교적 입장에서는 나홍진 감독 같이 재능 있는 사람은 머라할 게 아니라 격려 해줘야 할 것이다. 이런 중간계를 오가는 사람이 오히려 진리를 드러내는 파워가 월등하기 때문.
가령 얼마전 철로에 떨어진(뛰어든?) 배창호 감독께서 왕년에 ‘깊고 푸른 밤’에서 그 번뜩였던 감각들이
‘회심’ 이후 어떻게 처참하게 망가졌는지를 보면 나홍진 같은 사람은 보배로운 재목이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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