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인가 의인인가

선거 때 되면 항상 생각 나는 사람이 있다. 오래 전에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낙선하자 자살을 한 젊은이다. 당시 뉴스가 전해준 자살 사유가 특이하다. 통상 선거 직후에는 선거비용으로 빚을 진 후보들이 사선을 넘나든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이 사람은 “돈을 하나도 안쓰고 선거를 치르면 그 진실이 반드시 승리하리라”고 굳게 믿었는데, 그 진실이 인정 받지 못하자 결국 생을 포기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그의 죽음은 도통 연민으로 남아 있지 않다.
회기 마다 돌아오는 이 국가적 거사는 사실 의원(議員/assembly)이 아닌 의인(義人) 뽑는 거사인 줄로 피차 착각에 빠져 있다. 의인을 뽑으려면 저 자살한 젊은이를 뽑았어야지.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