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만의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서평

‘영화’와 ‘성서 텍스트’가 맞물다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 이영진 지음 / 홍성사

사람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이야기를 담아내는 형식은 참 많다.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들려주시는 옛날 옛적 이야기도 있고, 그림책에 알록달록 색을 넣어 예쁜 그림을 그려 보여주며 들려주는 이야기도 있다. 연극, 오페라, 마당극 같이 각 나라마다 다른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현대는 지구적으로 영화가 이야기를 담아내는 가장 인기 있는 형식이다.

▲ 저자: 이영진 | 출판사: 홍성사 | 출간일자: 2017년 2월 15일 | ISBN 9788936512163 | 275쪽 | 223*152mm.

이 책의 제목만으로는 이 책의 내용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전문적인 기호 해석과 관련된 책은 아닐까 의아해할 수도 있는 제목이다. 부제목, ‘속된 영화 거룩한 영화’를 보고서야 책이 영화와 관련이 있구나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저자는 영화 안에 담긴 기호들을 해석하여 다소 생소한 영상 해석이라는 차원을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영상 해석’이라는 것을 통해 더 궁극적으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성서 텍스트와 영화 ‘사이’를 연결하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영화에 나오는 우리가 눈치 챌 수도 있는 것도 있지만, 놓칠 수도 있는 내용 전개의 매개체, 또는 ‘기호’들을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영화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집중하게 해준다. 거기에 더하여 풍부한 자료와 그 기호와 관련된 다소 전문적인 지식까지 연결하며 내용을 충실히 채워준다.

영상 해석이라는 시도를 통해 저자는 영화 안에 담긴 여러 기호적 요소와 인문학을 연결시켜 해석을 시도하면서도, 성서 텍스트를 그 안에서 다시 읽어내고자 한다. 음성과 영상으로 바꾸어주어 ‘보도록’하는 것(영화)과, 다시 본 것을 문어 텍스트, 그것도 성서 텍스트와 관련지어 ‘읽도록’ 의도한 저자는 영화의 기호들에 매우 능통하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신선한 통찰에 깜짝깜짝 놀란다.

개인적으로 1장 <레버넌트>, 2장 <검은 사제들>, 4장 <슈퍼맨 대 배트맨: 정의의 시작>, 14장 <인페르노>가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영화 대부분이 최근 상영작들이어서 그런지 흥미가 많이 생긴다. <곡성>, <국제시장>, <부산행>은 천 만 관객이 넘은 인기 영화들이어서 읽는 이들의 가독성을 높여줄 것이다. 아울러 영화 안에 담겨진 각양각색의 기호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말이다.

영화 해석을 넘어 영상 해석의 차원으로 성서 해석과 관련지어 담아낸 책의 내용은 마치 기독교 세계관을 어떻게 영화라는 매개체에 잘 담아 낼 수 있을지와 영화에 담긴 여러 기호들에 더 잘 집중하고 관심이 가도록 하여 의미를 찾아내는데 도움을 준다. 영화를 비평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비평이 다른 영역인 성서의 텍스트와 연결되는 매개체는 무엇인지 찾아내는 민감성을 기를 수도 있다.

영화를 이렇게 자세히 그러면서도 성서와 연결지어 주는 이 책은 문자로 숨겨져 있는 성서 텍스트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생동감 있게 쳐다보도록 도와준다. 영화처럼 그저 재밌게 읽어보면 좋겠다. 너무 지나친 기대감으로 영화의 재미가 삭감되듯, 이 책 제목이 가진 약간 생소함은 잠시 잊고 ‘영화같이 재밌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보면, 의외로 좋은 영화를 만난 듯 그렇게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복음과상황 (리뷰: 강신만)

[새책]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저자: 이영진 | 출판사: 홍성사 | 출간일자: 2017년 2월 15일 | ISBN 9788936512163 | 275쪽 | 223*152mm.

이 책은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영화에 기호로 담긴 진리’를 밝혀내려는 시도로서, 비교적 최근(대부분 2016년) 개봉된 영화들을 소재로 했다. <레버넌트>, <아노말리사>, <아가씨>, <부산행> 등 14편(우리 영화 6편 외국 영화 8편)의 영화를 다룬 이 책에서 저자는 해당 영화의 행간에 스민 중요한 기호들을 명확하게 짚어내고 그것들을 어떻게 읽어낼지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전개해 간다.

 
출판사 편집자가 소개하는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영화 ‘읽기’를 통해
‘영상 텍스트가 말하는 진리’에 다가가다

 
영상에 담긴 기호,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

청년 시절, 영화란 ‘영상을 통해 헛된 세계를 가공하는’ 속(俗)된 것이라며 모든 영화 관람을 금기시하던 저자는, 언젠가 찾아온 긴 슬럼프와 방황의 시기를 거치면서 ‘하나님께서 열어 보여 주신 완전히 다른 세계’를 접하게 되었다. 세상(세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진리와 개념들이 어떻게 기호화되고 다시 풀어서 읽어낼 수 있는지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그 새로운 시각을 바탕으로 ‘영화에 기호로 담긴 진리’를 밝혀내려는 시도의 한 부분을 모아 엮은 것으로, 비교적 최근(대부분 2016년) 개봉된 영화들을 소재로 했다.
<레버넌트>, <아노말리사>, <아가씨>, <부산행> 등 14편(우리 영화 6편 외국 영화 8편)의 영화를 다룬 이 책에서 저자는 해당 영화의 행간에 스민 중요한 기호들을 명확하게 짚어내고 그것들을 어떻게 읽어낼지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전개해 간다. 그 기호들 가운데 상당 부분은 신·구약 성경에서 제시하는 주제들과 맞닿아 있으며(<검은 사제들>-악령의 실체, <갓 오브 이집트>-고대인에게 부활의 문제, <벤허>-‘현전現前’의 의미 등),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보편적인 인간과 사회의 제문제(동성애, 정의, 좀비 등)와도 긴밀하게 연관된다.
무엇보다 저자가 ‘영상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진폭―그 폭은 주제 및 구현 방식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해석 대상인 작품이 지닌 중요한 기호(또는 상징)에 대해 작품 스스로 우리에게 말하거나 보여 주게 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따라서 이 책은 흔히 접할 수 있는 평론서와는 매우 다르며, 단순한 ‘영화 해석’을 넘어선다).

 
로고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몽타주’ 작업

영화를 소재로 한 점에서는 같지만 이 책은 2015년 홍성사에서 펴낸 저자의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와 대비된다. 근현대 서구 사상사의 흐름을 바꿔놓은 철학자들이 이해한 신 개념을 살펴보며 서구 철학사를 통해 현현한 ‘로고스의 실체’를 밝히는《철학과 신학의 몽타주》에 소개된 영화들―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명작들이다―은 저자의 논지를 입체적으로 뒷받침하며 꼭지마다 제기되는 문제를 풀어가는 촉매 역할로 쓰인 바 있다.

이번 책에서는 영화 자체를 주체로 놓고 전혀 상이한 배경과 감독의 제작 의도 가운데 흩어져 있는 로고스를 맞추어(‘몽타주’) 보임으로써 그 해석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레버넌트>에서 ‘복수의 주체’를 명확하게 짚어 내거나 <국제시장>에서 ‘독생자’의 참의미를 풀어가는 과정 등은 영화에 담긴 핵심적인 기호의 해석이라는 점에서 단연 돋보이는 예다.
한편, 책 말미에 실린 부록 ‘기호와 해석에 관한 인터뷰’를 통해 저자는 영화 <곡성>을 예로 들어 영화가 지닌 상징화의 문제, 기독교(인)와 관련된 문제 등을 이야기하면서, 기독교인이 어떤 시각으로 영화라는 매체를 향유해야 할지 총체적인 기독교 세계관을 제시한다. 특히 평론가나 영화감독을 꿈꾸는 기독교인에 대해 조언하면서 성경의 중요성을 다시금 역설하는데, 성경에 담긴 기호와 해석의 문제를 과소평가할 뿐 아니라 관심조차 두지 않는 세태를 꼬집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서 언급하듯, 저자가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몽타주’ 작업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지만 어디에나 있는’ 하나님의 본성 곧 ‘로고스’를 규명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하겠다.

 

목차

저자 서문
프롤로그: 영화 ‘읽는’ 법

제1장 레버넌트 | 복수는 하나님의 것
제2장 검은 사제들 | 거라사 광인과 돼지(베헤못)의 정체
제3장 갓 오브 이집트 | 이집트인 입장에서 본 사막의 신
제4장 슈퍼맨 대 배트맨: 정의의 시작 | 정의의 죽음과 부활의 시작
제5장 아노말리사 | 프레골리 망상과 서울 퀴어축제
제6장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미국의 피해의식과 도널드 트럼프
제7장 곡성 | 기독교에 살(煞)을 날린 영화
제8장 아가씨 | ‘아가씨’는 ‘핑거 스미스’를 어떻게 훼손했나
제9장 나우 유 씨 미 2 | 성경을 마술처럼 읽는가, 마술처럼 믿는가?
제10장 인천상륙작전 | 이념은 피보다 진하지 않다.
제11장 부산행 | 좀비의 기원
제12장 벤허(2016) | 예수님의 얼굴보다 중요한 것
제13장 국제시장 | 내가 네 안에, 모노게네스
제14장 인페르노 | 천국/파라디소, 연옥/푸르가토리오, 지옥/인페르노

부록: 기호와 해석에 관한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