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에 빠진 법 의식

제헌절.

법의 날.

법(nomous)은 이름(nomen)이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이름이라는 말이 법에서 온 것이다.

따라서 그 사회가 ‘이름’을 구현하는 형식을 보면 그 사회가 지닌 법의 소질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작명에는 강한 현시욕이 반영되어 나타나며 그것은 또한 허망한 믿음을 반영한다.

이름에 믿음이 아니라 허영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명도 빈번하다.

이름에 나타나는 이러한 현시욕과 허영은 우리나라의 법 소질이 다분히 원한에 차 있는 사실에 기반한다.

법에는 원한이, 이름에는 허영이 들어 차 있는 것이다. 허영이 원한을 행사하고, 원한이 허영을 지어낸다고나 할까.

특히 근 10-20여년 사이 입법과 사법 활동을 통해 더욱 심화되었다.

원한이라는 것은 분명 법이 갖는 중요한 소질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런 사회는 그만큼 죽음의 영과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문제일 것이다.

법이 갖는 또 다른 소질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생명이다.

살리는 게 법이며 법이 사람과 사회를 살리는 것이다.

사람과 사회는 자신들이 살기 위해 법에 생명이라는 권능을 불어 넣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근자의 입법과 사법은 죽은 사람은 허영으로 살리는 반면, 살릴 사람은 죽이려는 원한을 스스로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를 바로 잡는 길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자신의 이름을 생명처럼 소중히 여기는 일일 것이다.

그것이 생명이 퍼져나가는 길이며, 동시에 그 사회가 소유한 법에게 생명을 권능으로 수여하는 방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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