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 선서 속의 낙태란 어떤 것인가?

모든 시대 모든 나라에서 의사들의 전통적 윤리 선서문으로 차용되고 있는 히포크라테스 선서(Hippocratic Oath)는 히포크라테스가 자기 선대의 의료적인 견해들을 정리하고, 직접 시행해보고, 그 치료의 결과들을 자료화 하여 도출해 낸 요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래 전문을 읽어보면 알다시피 환자 치료에 관한 직접적인 내용이라기보다는 (사회) 윤리적 측면을 강조하되, 특히 의사들의 가문이나 이너써클을 위한 조언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서로의 아들을 가르치고, 자신들의 교사를 보살 피고 있는 것이다. 즉 고대의 어떤 의료 그룹이 이 문서를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히포크라테스는 단지 이를 논거로 세우려는 집단의 욕망이 만들어낸 설립자에 불과하다. 실제로 실존적 히포크라테스는 BC 430년경 플라톤에 의해 언급된 것이 고작 그 유래라 할 수 있다.

자. 이 선언문에는 현재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낙태에 대한 진술이 지나간다. 그런데 좀 특이하다. 유의하여 볼 필요가 있다.

THE OATH OF HIPPOCRATES I SWEAR by Apollo the physician and Æsculapius, and Health, and All-heal, and all the gods and goddesses, that, according to my ability and judgment,

나는 내 능력과 판단에 따라 아폴로 곧 의술의 신과 아에스큘러피어스, 그리고 건강, 그리고 모든 치유, 그리고 모든 신들과 여신들을 걸고 맹세하노라

I will keep this Oath and this stipulation — to reckon him who taught me this Art equally dear to me as my parents, to share my substance with him, and relieve his necessities if required; to look upon his offspring in the same footing as my own brothers, and to teach them this art, if they shall wish to learn it, without fee or stipulation; and that by precept, lecture, and every other mode of instruction,

나는 이 선서와 계약을 지킬 것이니, 나에게 이 의술을 가르쳐준 자를 나의 부모님으로 생각하겠으며, 나의 모든 것을 그와 나누겠으며, 필요하다면 그의 일을 덜어주겠노라. 동등한 지위에 있을 그의 자손을 나의 형제처럼 여기겠으며 그들이 원한다면 조건이나 보수없이 그들에게 이 기술을 가르치겠노라. 교훈이나 강의 다른 모든 교육방법을 써서라도.

I will impart a knowledge of the Art to my own sons, and those of my teachers, and to disciples bound by a stipulation and oath according to the law of medicine, but to none others.

나는 이 지식을 나 자신의 아들들에게, 그리고 나의 은사들에게, 그리고 의학의 법에 따라 규약과 맹세로 맺어진 제자들에게 전하겠노라. 그러나 그외의 누구에게도 이 지식을 전하지는 않겠노라

I will follow that system of regimen which, according to my ability and judgement, I consider for the benefit of my patients, and abstain from whatever is deleterious and mischievous.

나는 내 능력과 판단에 따라 내가 환자의 이익이라 간주하는 섭생의 법칙을 지킬 것이며, 심신에 해를 주는 어떤한 것들도 멀리하겠노라

I will give no deadly medicine to any one if asked, nor suggest any such counsel; and in like manner I will not give to a woman a pessary to produce abortion. With purity and with holiness I will pass my life and practice my Art.

나는 요청받는다하더라도 극약을 그 누구에게도 주지 않을것이며 그와 같은 조언을 하지 않을 것이며, 비슷한 의미로 낙태를 조장하는 페사리를 여성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청렴과 숭고함으로 나는 나의 인생을 살 것이며 나의 의술을 펼치겠노라

I will not cut persons labouring under the stone, but will leave this to be done by men who are practitioners of this work. Into whatever houses I enter, I will go into them for the benefit of the sick, and will abstain from every voluntary act of mischief and corruption; and, further, from the seduction of females or males, of freemen and slaves. Whatever, in connection with my professional service, or not in connection with it, I see or hear, in the life of men, which ought not to be spoken of abroad,

나는 바위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자( or 분만하는자)를 베지 않을것이나, 이러한 일을 시행하는 자에 의해서는 이루어지게 할 것이다. (>> 나는 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결석 환자도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맡길 것이다.) 내가 어떠한 집에 들어가더라도 나는 병자의 이익을 위해 그들에게 갈 것이며 어떠한 해악이나 부패스러운 행위를 멀리할 것이며, 남성 혹은 여성, 시민 혹은 노예의 유혹을 멀리할 것이다. 나의 전문적인 업무와 관련된 것이든 혹은 관련이 없는 것이든 나는 일생동안 결코 밖에서 말해서는 안되는 것을 보거나 들을 것이다.

I will not divulge, as reckoning that all such should be kept secret. While I continue to keep this Oath unviolated, may it be granted to me to enjoy life and the practice of the art, respected by all men, in all times. But should I trespass and violate this Oath, may the reverse be my lot.

나는 그와 같은 모든 것을 비밀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결코 누설하지 않겠노라. 내가 이 맹세를 깨지 않고 지낸다면, 그 어떤 때라도 모든 이에게 존경을 받으며, 즐거이 의술을 펼칠 것이요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나 내가 이 맹세의 길을 벗어나거나 어긴다면, 그 반대가 나의 몫이 될 것이다.

다섯 번째 문단에서 바로, “비슷한 의미로 낙태를 조장하는 페사리를 여성에게 주지 않을 것”이라는 대목의 표현이다.

원어로 보면 이렇다.

οὐδὲ ὑφηγήσομαι συμ βουλίηντοιήνδε: ὁμοίως δὲ οὐδὲ γυναικὶ πεσσὸν φθόριον δώσω

문제는 여기서 ‘낙태’로 볼 만한 단어가 없다는 사실이다. “파괴적인 페사리”이지 “낙태를 조장하는 페사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페사리란 무엇인가?

페사리가 뭔지를 알려면 오늘날의 페사리가 뭔지 찾아보는 것이 이해에 빠르다. 현대 의학용어 사전은 페사리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페서리는 말랑말랑한 고무 뚜껑으로서 질 상부를 밀봉하여 정자가 자궁 내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도록 만들어진 여성용 피임기구입니다. 자궁경부 위에 덮어 씌우는 형태로서 자궁경부가 튀어나온 여성에게 더 효과적입니다. 피임용 격막의 직경은 6∼10cm로서 콘돔보다 두꺼운 고무로 만들어지며, 고무로 덮인 유연한 금속테두리를 가지고 있어 질 내에 올바르게 위치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페서리는 다양한 크기가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격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자가 피임용 격막과 질 사이로 새어 들어가는 위험을 완전히 피할 수 없으므로 살정크림 혹은 살정거품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피임성공률은 90%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질좌제’, 여성 피임 도구, 그러니까 고대 페사리(πεσσὸν)는 오늘날의 피임 도구 브랜드가 된 셈이다.

그러면 고대의 페사리는 무엇일까? 그것도 마찬가지이다. 현재로선 그 실제 모양을 알 수 없으나 원형의 석조(oval-shaped stone)에 린넨 천 조각으로 씌워 만든 어떤 것이라 추정 할 수 있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사실을 활인할 수 있다.

1. 히포크라테스가 의사들에게 내 주어선 안 된다고 한 그것은, 어떤 독초인가 아니면 어떤 피임도구인가?

2. 결론은 이것이다. ‘피임도구’는 ‘독초’와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사실.

왜냐하면 그 “파괴적인 페사리”는 어떤 사람이 의사에게 찾아와 극약을 달라고 했을 때 “비슷한 의미로 조장하는”(οὐδὲ ὑφηγήσομαι συμ βουλίηντοιήνδε) 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성용 피임도구는 독초로 간주되지 않으면서 유독 여성용 피임도구만을 독초로 취급하는 데서 오인되는 여성 인권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여성의 신체는 남성의 신체와 달리 태아를 보호하는 신성한 용기라는 의미에서 그것은 인권적 차별과 억압이라기보다는 신성한 보호로 이해함이 타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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