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겔의 ‘열두 잠언’(Twelve Proverbs)

피테르 브뤼겔(Pieter Bruegel the Elder)은 현실 속의 무거운 주제를 기발한 풍자와 해학으로 표현하는 화가이다. 그의 작품 중 ‘네덜란드 잠언’(Netherlandish Proverbs)이라는 작품이 있다. 한 마을에 사는 여러 사람의 일상 속에서 어우러지는 상황들을 네덜란드의 속담들과 절묘하게 엮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을 소개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과 거의 같은 해에 그린 <열두 잠언>이라는 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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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들과 황금가지

터너(J.M.W. Turner)의 그림 《황금가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그림의 풍경은 옛사람들에 의해 ‘디아나의 거울’이라고 불린 네미(Nemi)의 작은 숲속에 있는 호수의 꿈 같은 환상인데, 오랜 옛날에 이 숲의 풍경은 기묘한, 그리고 되풀이 되는 비극의 무대였다. 이 거룩한 숲속에는 무성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는데 그 둘레를 깊은 밤중에도 종일토록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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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법률을 적힌 그대로 적용해야 합니다.”─배럿

현대 사회의 성원들 간에는 법 의식에 있어 두 가지 통념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법을 절대적 언명으로 받아들이는 정서이고, 다른 하나는 법을 사회적 합의로 받아들이는 정서이다. 단순히 시민의 법 정서가 그렇게 갈려 있다기보다는 법의 해석자인 판사들이 이미 그렇게 해석의 갈래로 나뉜 상태인 것 같다. 이를테면 ‘우리법OOO’라는 법조인의 회합은 어떤 해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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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에 빠진 법 의식

제헌절. 법의 날. 법(nomous)은 이름(nomen)이라는 말에서 유래하였다. 이름이라는 말이 법에서 온 것이다. 따라서 그 사회가 ‘이름’을 구현하는 형식을 보면 그 사회가 지닌 법의 소질을 알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작명에는 강한 현시욕이 반영되어 나타나며 그것은 또한 허망한 믿음을 반영한다. 이름에 믿음이 아니라 허영이 배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명도 빈번하다. 이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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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개헌’은 왜 반대해야 하는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이 콜럼버스에 의해 발견된 이래 미국은 줄곧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동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독립전쟁은 영국계 백인 중심의 민족적 독립국가 체제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독립과 더불어 발생하는 끊이지 않는 혼란은 결국 5년간의 내전(남북전쟁)을 통해 해소되었고, 산업과 금융업이 발달한 동북부 지역은 명실 공히 아메리카합중국의 핵심세력이 되었다. 그들은 영국에서 벤치마킹한 경제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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